015번째 뉴스레터
'산에 가자!'고 당당히 말하기 어려운 날씨예요. 산들도 땀을 흘리고 있는걸요.
휴대폰에는 안전 안내 문자가 계속해서 오고요. 조금만 밖에 있어도 쉽게 피곤하고 지치죠.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산들러 여러분도 생각해 봤을 법한 이야기를 조금 길게 해보았어요.
산에 가기 싫을 때! 그리고 싫은데도 자꾸 산에 가게 되는 이유에 대하여!
왈왈 기자와 동글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오늘도 재밌게 읽고 답장 보내주세요!
🍃 |
|
|
📨
열다섯 번째 편지의 목차
01 [편집부 소식] 헉! 너무 더워, 산에 가기 싫어!
산에 가기 싫은 월간산 기자들🌊
02 [이번 주 꼭 가야 할 산] 이번 주말 이 산으로!⛰️
-8월의 산은 신중히 골라야 해요-
🍃
"후후, 산들바람 불어요! 잠깐 쉬었다 가세요" |
|
|
[편집부 소식] 헉 너무 더워, 산에 가기 싫어!
|
|
|
장마가 끝났어요. 동시에 무더위가 시작됐어요. 이런 날씨에도 산에 가냐고요? 당연히 가죠! 하지만 산들바람 식구들도 산에 가기 싫을 때가 있어요. 믿기지 않죠? 그게 언제일지 물어봤어요. "산에 가기 싫을 때가 있나요? 언제였나요?" |
|
|
🐶싫었다가 좋았다가 좋았다가 싫었다가
당연히 있죠! 며칠 전에도 그랬어요. 사연을 설명하기 전에, 저는 요즘 운동을 꽤 열심히 하고 있어요. 집에 있는 옷들이 이상하게 변했더군요. 낭창낭창했던 티셔츠가 몸에 꼭 맞았어요. 설마 했는데, 제가 살이 무지하게 쪘더군요. 어느 순간부터 튀어나온 배를 도저히 감출 수가 없었어요. 지난달부터 달리기를 시작했어요. 시작한 김에 산에서도 뛰었어요. 이전보다 살짝 부지런하게 움직였죠
|
|
|
며칠 전 휴일 새벽에 눈이 저절로 떠졌어요. 조금 뒤척이다가 산에나 가자 하면서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었어요. 집 밖으로 나와 달릴 준비를 했어요. 날이 더웠어요.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떠 있었고요. 가만히 서 있는데도 땀이 삐죽 나왔어요.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가기 싫다.' 순간 이건 누군가가 나에게 저주를 내린 게 아닐까 싶었어요. 그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주문을 걸었을 거예요. '쉬는 날 새벽에 일어나 산으로 가게 해라!' 저는 그 주문에 따라 몸이 움직이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강력한 머릿속에서는 '오늘은 쉬자'고 끊임없이 말렸는데, 마법에 걸린 탓인지 저는 산을 향해 뛰었어요. |
|
|
2km쯤 달렸을 때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천둥이 꽝꽝 쳤어요. 동시에 번개가 번쩍였어요. 곧이어 폭우가 쏟아졌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머릿속에서 경고음이 울렸어요. '오늘은 산에 가지 말라는 신호야, 어서 들어가!' 하지만 몸은 계속 산을 향해 움직였어요. 결국 저는 쏟아지는 비를 쫄딱 맞으며 오르막을 기어올랐어요. 끝내 목표했던 거리를 완주했어요. 누군가가 나에게 이상한 마법의 주문을 걸었거나 저주를 내린 게 아니라면 어찌 이런 날 산에 갈 수 있겠어요? 안도의 숨을 내쉬며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어요. |
|
|
저는 새벽에 일어나는 걸 무척 싫어해요. 새벽 일찍 일어나 출장용(산에 가는 것) 짐 챙기기는 정말 너무 싫어요! 막상 산에 가면 정 반대 기분으로 변하긴 하는데요, 어쨌든 일하러 산에 가는 게 싫을 때가 자주 있어요. 그날(내가 일하러 산에 가는 날) 함께 산에 간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저처럼 힘들지 않대요! 오히려 설렌다고 하더군요. 일하러 산에 가는 것과 놀러 산에 가는 건 확실히 다르다고 늘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덕업일치를 소망하고 그걸 이룬 것처럼 보이는 저를 부러워하는데요. 아, 생각만큼 쉽지 않은 생활입니다. |
|
|
하지만 이건 확실해요! 휴가 날, 집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소파에 앉아 뒹굴뒹굴하면서 보냈을 때와 밖에 나가 땀을 흘리면서 달리기를 하거나 등산했을 때를 비교하면 후자 쪽이 더 개운한 기분이에요. 푹 쉬었다는 느낌이 들죠. 이걸 읽고 있는 여러분도 제가 산을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잘 모르겠죠? 산이 좋았다가 싫었다가를 반복하는 삶이란! 대장간의 쇳덩이 같은 것이라고 해도 될까요? 뜨겁게 달궈졌다가 차갑게 식혀지고, 또 망치로 신나게 두드려 맞고. 그러면서 더 단단해지는 것이겠죠? 지금보다 더 단단한 삶을 산다면 누가 찔러도 끄떡없겠죠? 그랬으면 좋겠네요. |
|
|
동글이도 요즘 산에 가기 싫을 때가 많대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밌다고 좋아했었는데 말이죠. 뭐가 달라진 건지 물어봤어요! |
|
|
🐜비상사태, '재미' 상실
최근에 저는 산에 가는 게 좀 힘들어졌어요. 이유를 설명할게요. 좀 길어요. 10월에 제주도에서 열리는 트레일러닝 대회 '트랜스 제주' 60K 종목에 나가려고 참가 신청을 했어요. 이를 위해 얼마 전 체력 테스트를 하려고 북한산 횡종주를 했어요. 호되게 당했죠. 훈련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결국 지난 주말, 무거운 몸을 이끌고 꾸역꾸역 북한산 둘레길을 달렸어요. |
|
|
사실 이날 산에 가기 싫었어요. 운동을 소홀히 해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어요. 게다가 트레일러닝 대회 60km라는 거리가 주는 압박감이 상당했어요. 몸이 거부반응을 일으켰죠. 즉, ‘피로와 두려움'에 휩싸인 몸과 마음이 저를 말렸어요. 그럼에도 찜통 더위 속에서 산으로 들어간 이유는 뭘까요? 답을 찾으려고 애썼어요.
그동안 힘들고 고된 야외 활동에 뛰어들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그냥 ‘재밌어서’였죠. 딱히 그 외의 이유를 떠올릴 필요가 없었어요. 재밌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이상하게 산에 가는게 재미가 없어진거예요. 재미는 사라지고 힘들고 피곤한, 부정적인 감정들만 덕지덕지 남아있었어요. 왜 변했을까? 그 동안 자꾸 힘들게 산에 갔던 진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깊이 생각했어요. |
|
|
어릴 적부터 저는 ‘부지런함’을 미덕으로 배우며 자랐어요. 매일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은 저에게 ‘게으름’으로 인식됐어요. 게으른 사람이 되기 싫어서 계속해서 무언갈 했죠. 몸을 움직여 뭔가를 하는 것은 절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기분이었어요. 그 ‘무언가’가 어렵고 힘들수록 더요.
그중 가장 높게 쳐 주는 것은 열심히 몸을 쓰는 일이었어요. 땀을 뻘뻘 흘리고 근육이 빡빡해지는 그 감각이 고되고 힘들었지만 동시에 재밌었어요. 땀 흘리며 보낸 시간, 그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은 전부 '재밌었다'고 머릿속에 기록됐어요. 그들과 같은 이야기를 나눠도 더 신났고 같은 음식을 먹어도 더 맛있었거든요.
마치 고생 포인트를 적립하듯이 힘든 일들을 즐겼어요. 힘든 산행을 하고, 힘든 등반을 하고, 멀리, 오래 뛰어 땀을 더 많이 내고 싶었어요. 많이 힘들수록 부지런하고 튼튼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았어요. 그 느낌이 좋았어요. 그래서 고생 포인트를 열심히 모아댔어요.
몸이 튼튼해지면 다음번엔 더 힘든 걸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하나의 원동력이었죠. 그렇게 한 단계 한 단계 튼튼해져가는 게 재밌었어요. 게임 캐릭터를 키워나가듯 저를 키웠죠. |
|
|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어요. 얼마 전부터 그 레벨업이 멈춘 것 같았어요. 체력이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하더니 한계점에 다다르고 제자리걸음인 것 같았달까요. 아니, 오히려 바닥을 향해 깎여 나가고 있는 느낌이었어요. 이렇게 한계를 찍으니 고생 포인트를 모으는 게 무의미해졌어요. 재미도 없었고요. 목적지 없이 땀을 흘리다 보니 동력이 떨어진 거예요. |
|
|
잠시 작년의 여름을 떠올려봤어요. 잘 생각이 나지 않아 사진첩을 돌아봐야 했어요. 작년 8월쯤, 전 다음 달 있을 요세미티 원정을 위해 열심히 체력을 기르고 있었어요. 등반도 열심히 다니고요. 바다도 다녀오고.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다니면서 에너지를 발산했더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작년 여름은 많이 지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열정에 불타올라 매일 활기차게 보냈죠. 아마 요세미티 원정이라는 ‘목표’가 있어서 그랬을 거예요. 멋진 목표가 있으니 모든 일이 재밌었나 봐요. |
|
|
결국 지속 가능한 ‘재미’를 위해서는 마음에 드는 ‘목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어요. 순간의 재미로 인한 열정은 쉽게 사그라드는 것 같더라고요. 요세미티 원정만큼이나 마음에 드는 목표를 찾아봐야 할까요? 하지만 그 전에,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열심히 고생 포인트를 모은 저에게 휴가를 줘야겠어요. 8월은 좀 쉴래요. |
|
|
나머지 기자들한테도 물어봤어요. 퉁퉁이, 냐옹이, 더지!
산에 가기 싫을 때 있나요? 언제인가요? 그때 왜 가기싫죠? |
|
|
두 번 있었어요. 몇 년 전, 백두대간 종주 연재할 때 지금 같은 여름이었어요. 3일간의 장거리 산행을 하러 갔는데, 더위 때문이 아니라 풀과 가시넝쿨이 산길을 삼켜버려서 진행이 어려웠어요. 그때 산에 가기 싫었어요. 두 번째는 타인에 대한 존중 없이 말을 함부로 하고 자기과시와 욕심으로 가득 찬 사람과 함께 산행해야 할 때, 이때가 산에 가기 싫어요. |
|
|
뚱뚱할 때요. 몸 관리 대차게 실패한 사이클일 때라 이때 등산하면 무릎이 아파요. 지금도 뚱뚜.. 까지 오고 'ㅇ'받침 침투 중인데 육퇴(육아 퇴근) 후 막간 '천국의 계단' 운동을 하면서 마지노선 사수 중입니다. |
|
|
매년 봄이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하고, 대롱대롱 매달린 애벌레가 달라붙는 게 성가셔서요. 그 외에는 딱히 산에 가기 싫었던 적은 없었어요. 아직 산에 많이 안 다녀서 그런가 봐요. 한 달에 서너 번 정도 산에 가는 지금의 루틴이 좋아요. 머리도 맑아지고, 몸도 가벼워져요! |
|
|
[이번 주 꼭 가야 할 산] 이번 주말 어느 산을 갈까? |
|
|
⛰️
장마 끝, 무더위 시작! 여름의 최고봉 8월이 왔어요.
8월에 갈 산은 좀 더 신중히 골라야 해요. 더위를 피할 그늘이 있고 시원한 물을 가진 산 네 곳을 소개합니다! |
|
|
⛰️ 오봉산(779m)
강원도 춘천시에 걸쳐있는 오봉산은
비로봉, 보현봉, 문수봉, 관음봉, 나한봉의 다섯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요. 남쪽으로 소양호, 북쪽으로 파로호가 보이는 명당자리에 있는 산이랍니다.
추천 코스
배후령~서남릉 삼거리~정상~688봉 남쪽 능선삼거리~청평사~청평산장 (4시간15분) |
|
|
⛰️ 변산(508m)
전라북도 변산반도는 바다와 산을 동시에 품은 보물 같은 지역이에요. 서해를 향해 튀어나온 산줄기 안쪽의 산악지대를 내변산, 그 바깥 바다와 접한 지역을 외변산으로 구분합니다. 내소사 입구, 일주문에서 출발하는 원점회귀형 코스가 대표적이에요.
추천 코스
내소사 일주문~ 관음봉~세봉~내소사 일주문 (약 2시간) |
|
|
⛰️ 내연산(710m)
경상북도 포항시와 영덕군 경계에 있는 내연산은 낙동정맥 줄기가 동해안 쪽으로 뻗어나가 솟은 산입니다. 완만한 육산 안쪽 골짜기에 12개의 폭포를 품고 있어요. 산길이 순한 데다 안전 시설물이 잘 조성되어 있어 편하게 걷기 좋은 산입니다.
추천 코스
하옥리 향로교~ 향로봉~ 시명리 ~연산폭포~ 보경사 (5시간 20분) |
|
|
⛰️ 운문산(1,195m)
가지산과 함께 영남알프스 산군의 북쪽에 있는 산이에요. 가지산과 한 줄기로 연결된 이 산은 능선종주가 가능한 긴 산줄기지만 그 엄청난 규모 탓인지 대부분의 등산객은 각 봉우리를 별개의 산행지로 인식하고 있답니다.
추천 코스
원서리~ 석골사~ 상운암~ 정상~아랫재~ 남명리 (5시간 30분) |
|
|
💬 산들러들의 작은 의견이 산들바람을 더 멀리 불게 합니다 💬 |
|
|
'산' 소식 더 많이 보고 싶다면
아래 버튼을 클릭하세요! |
|
|
🎁산들러에게 드리는 선물🎁
산들바람 [여름숲] 스마트폰 배경화면 받아가세요! 🎨
(마우스 우클릭 후 다운받으세요) |
|
|
오늘의 뉴스레터는 여기까지
내일이면 8월입니다. 여름의 열기가 머리 꼭대기부터 온몸을 줄줄 타고 내려옵니다. 이 더위에도 왈왈이는 산에 간다는군요. 게 중에서도 가장 힘든 설악산 대종주를 하러 떠난대요.
왈왈 기자가 녹지 않고 무사히 서울로 복귀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세요.
왈왈 기자의 설악산 대종주 이야기는 월간산 9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산들바람>은 매달 2회, 둘째 주와 넷째 주 금요일 오후 2시에 발송됩니다. |
|
|
🍃 산들바람이 오래오래 불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
|
|
조선뉴스프레스 월간산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34 디지털큐브빌딩 13층
본 메일은 2026년 1월 14일 이후 기준 회원님의 수신 동의에 따라 발송됐습니다.
|
|
|
|
|